집중 호우가 내려진 17일 충북 청주시 환희교 인근 미호강의 물이 불어나 있다. 2025.07.17.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충북지역에 최대 300㎜ 이상의 폭우가 내려 나무가 쓰러지고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7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도내 누적 강수량은 청주 308.2㎜, 증평 271㎜, 괴산 251.5㎜, 진천 222.5㎜, 음성 202㎜, 충주 178.7㎜, 보은 159.6㎜, 옥천 117.5㎜, 영동 83㎜, 제천 73.7㎜, 단양 82㎜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접수된 피해는 수목 전도 13건, 구조물 전도 1건, 도로 침수 40건, 주택 침수 8건, 도로 파손 1건, 지하주차장 침수 8건, 기타(토사 유출·낙뢰 등) 9건 등 모두 80건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전날 오후 7시59분께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오산리의 한 도로에서 폭우에 쓰러진 나무가 전신주를 덮쳤다. 이 사고로 전신주가 부러지고 도로 위 나무들로 통행이 일시 제한됐으나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청주시 옥산면·북이면 등 6개 읍·면·동 21곳에서 130여명이 침수 우려를 이유로 인근 마을회관,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옥산면 환희리 혜능보육원 59명(아동 39명)은 단축 수업으로 조기 귀가했다. 북이면 화상리 마을 주민 34명, 옥산면 환희2리 20명 등도 각각 대피했다. 산사태를 대비해 오송읍 등 5곳 읍·면·동에서 21명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옥산면 환희리에서는 미호강 환희교 일대 병천천 범람으로 양업고 학생·교직원 155명, 인근 사업장 직원 65명, 마을 주민 10명 등 모두 230명이 일시 고립되기도 했다. 환희교는 이날 오후 3시 이후로 통행 재개됐다.

이날 오후 4시1분께는 충주 달천교 인근에서 사람이 물에 떠내려 가는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소방장비 13대와 인력 39명을 투입해 단월교 아래 달천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청주시 미호강교·팔결교·환희교에 홍수경보가, 청주시 흥덕교, 진천군 가산교에는 홍수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다.

홍수경보는 계획홍수량의 100분의 70에 해당하는 수위에 다다를 때, 주의보는 50에 해당할 때 각각 내려진다.

현재 도내 주요 댐 수위는 대청댐 69.5m(계획홍수위 80m), 충주댐 122.55m(145m), 괴산댐132.71m(136.92m) 등이다.

침수우려도로(4곳)·하상도로(3곳)·지하차도(10곳) 17곳, 세월교 23곳이 통제됐으며, 관광지·산책로 58곳, 국립공원 3곳, 둔치주차장 23곳 등 도내 시설물 124곳의 이용이 중단된 상태다.

도는 이날 오전 2시30분부터 비상2단계를 발령하고 직원 50명은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11개 시·군에서도 직원 861명이 비상 근무 중이다.

충북경찰청은 이날 182명의 경력을 투입해 교통 통제, 사고처리 등 폭우 피해에 대응했다.

청주·증평·괴산·진천·음성·충주·옥천·보은 등 8개 시군에 내려진 호우경보는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호우주의보로 조정됐다. 제천·단양·영동에는 호우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동안 누적 강수량이 60㎜ 이상(12시간 동안 110㎜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충북지역에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등을 이용할 경우 고립될 위험이 있어 출입을 금지하고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급류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며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나 토사유출, 시설물 붕괴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허재원 기자